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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칼럼 6월] 스포츠 정신의학을 아시나요?

스포츠 정신의학을 아시나요?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김규민

 

 

  어느 평화롭지 않은 당직 날 친구에게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규민아, 형이 테니스 선수인데 정신과 진료를 받아야 할까?” 통화 내용의 골자는 다음과 같았다. 형이 어린 시절부터 테니스 선수를 준비하며 아버지로부터 엄하고 독한 훈련을 받아왔는데 성인 무대 진출 후 컨트롤해줄 사람이 없다 보니 감정 조절이 힘들다는 것이다. 감정 조절이 힘들어지면서 어린 시절의 잠재력이나 연습 때의 실력에 비해 코트 위에서 100% 실력이 발휘되지 않고 있고, 일상적인 훈련에 대한 집중력도 많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필자 또한 스포츠 선수의 정신과적 치료는 낯설었기 때문에 한참 동안 문헌을 찾아보고 친구에게 알려주었고 그 후로 틈틈이 스포츠 정신의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스포츠 정신의학이란 운동선수의 운동능력 향상을 위한 심리적인 접근과 더불어 운동선수가 가질 수 있는 정신과적 질환의 진단과 치료까지 내포하는 학문을 의미한다. 스포츠 정신의학은 시작된 지 채 30년도 되지 않은 비교적 새로운 학문이며 운동선수에서 발생 가능한 정신과적 진단, 치료 및 예방에 대한 과학적 접근을 위해 시작되었다. 운동선수에게서 정신과적 질환은 일종의 낙인으로 오인 받아왔고 정신의학에서는 운동이 취미로 간주되어왔기 때문에 학문의 시작이 비교적 늦었다. 운동능력의 향상에만 초점을 맞춘 스포츠 심리학과는 달리 스포츠 정신의학은 우울장애, 불안장애, 약물 중독, 식이장애 등 질환 전반에 대한 치료를 목표로 한다. George ashington 대학의 스포츠 정신의학 전문의인 Antonia Baum은 “선수들이 단순히 운동능력 향상을 목적으로 병원에 찾아오더라도, 의사는 기저에 깔린 정신과적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였는데, 이처럼 스포츠 정신의학은 운동능력 향상뿐 아니라 정신과적 증상이나 약물을 포함한 삶 전반에 대한 도움을 주는 학문이다.

 

  운동선수들에서도 일반인구와 같은 비율로 정신과적 질환이 발생하게 된다. 구체적인 예로 주요우울장애를 보게 되면, 주요우울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원인으로는 과도한 훈련, 부상, 경쟁 실패, 노화, 은퇴 등 다양하다. 한편으로 과도한 훈련에서도 피로, 체중 감소, 무기력감, 집중력 저하, 불면증 등 우울증에서 볼 수 있는 증상들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전문적인 접근을 통해 과도한 훈련과 우울증을 가려내는 것 또한 중요하다. 식이장애의 경우는 일반인구와 유병율에서 차이가 난다. 많은 장거리 육상선수, 체조선수, 피겨스케이팅선수들이 식이장애를 가지고 있는데 실제로 이러한 종목에서는 체중 감소가 성적 향상에 직결되는 요소이기 때문에 일반 환자와는 다른 전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훈련에 있어 적절한 식이와 영양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선수가 이해하고 체득할 수 있게끔 설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면밀한 진료와 관심이 필요한 것이다.

 

  정신건강의학과 내에서도 스포츠 정신의학에 대한 과학적인 접근은 중요하다. 정신과적 약물은 다른 약제에 비해 부작용이 경미하지만 운동선수의 경우에는 또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도파민 억제제는 동체시력을 떨어뜨리거나 체중증가를 유발할 수 있고, 항불안제는 반응속도를 떨어뜨릴 수 있으며 양극성 장애의 치료제인 리튬은 손떨림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정교하고 정확한 약물 처방이 중요하다. 한편으로 최근 도핑방지위원회의 규제가 엄격해지고 있기 때문에 도핑약물에 대한 정확한 파악을 통해 안전한 약물을 처방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스포츠 정신의학의 심리적인 접근 또한 빼놓을 수는 없다. 운동선수들은 어린 시절부터 냉혹한 훈련을 받고 스포츠산업의 일부로 도구화되는 경험을 종종 겪기 때문에 자존감이 낮아지는 경우가 드물지 않고 이는 향후 충동조절의 어려움과 공격성으로 이어진다. 인격이 형성되는 유년기 시절부터 정신역동적인 접근을 통해 운동선수로서 성숙한 자아 형성에 도움을 주는 것이 장기적 관점에서 모범적인 운동선수로 성장하는데 도움을 준다. 더불어 코치-선수, 부모-자식은 비슷한 관계를 형성하기 때문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진행하는 가족치료의 형태를 빌려오는 것 또한 스포츠 정신의학에서는 도움이 될 수 있다.

 

  최근 해외 유수의 스포츠 클럽에서 선수들의 정신심리적인 부분에 관심을 갖고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 프로 정신, 성적이 최우선시 될 수밖에 없는 선수들의 삶을 생각해보았을 때 정신과 영역의 적절한 개입이 선수들로 하여금 성적과 행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게 해주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프로 스포츠, 아마추어 스포츠가 점점 더 대중화 되어가고 있는 흐름 속에서 스포츠 정신의학의 전문적인 진료와 체계적인 연구를 위해 정신의학 내에서도 스포츠 영역에 대한 관심이 늘어가길 기원하는 바이다.

 

출처>

1. https://www.psychiatryadvisor.com/home/therapies/sport-psychiatry-an-emerging-special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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